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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브랜드를 위한 카피 공부방] 카피 하나로 일 년 농사를 짓다!

by 탐사선장 2023. 1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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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는 브랜드 카피 전략, 부정적 인식에 매몰되지 말고 긍정적 시각으로 치환시켜라!

 

■오늘의 브랜드

 
●원전수거물관리센터 경쟁 PT
- 광고매체비 : TV, 라디오, 인쇄물, 옥외홍보물 포함 200억 이상
- 경쟁 PT 날짜 : 오리엔테이션으로부터 2주 후
- 광고주 : 한국수력원자력
 
●과제
원자력 발전소를 운영하며 나오는 쓰레기들을 보관하는 원전수거물관리센터 설치에 대해서 국민들이 동의할 수 있도록 설득해 주세요. 
 
●문제
대한민국 그 어느 지역도 원전수거물관리센터를 세우려 하지 않는다. 전라북도 부안군수가 자체적으로 신청했다가 엄청난 저항과 격렬한 반대시위를 겪었다. 설치 지역에 막대한 인센티브를 준다 해도 쉽게 풀 수 없는 국가적 난제가 되었다. 
 
●해결책
- 원전수거물관리센터에서 준 500페이지짜리 두꺼운 책자를 훓어본다.
- 시안을 준비하려면 1주 안에 모든 걸 끝내야 하지만 반드시 살펴봐야 한다.
- 그 안에서 나를 사로잡는 문구 또는 그림이 있다면 반드시 메모한다.
- 나를 사로잡은 문구는 광고를 볼 국민들도 사로잡을 확률이 높다.
- 가장 중요한 사로잡은 문구를 해석할 줄 알아야 한다. 그것도 누구나 알기 쉽게 해석해야 한다.
 
♣나를 사로잡은 500페이지 중 단 한 페이지의 내용
1.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수거물들은 드럼통에 넣고 사각 박스형태의 콘크리트 벽 속에 넣는다.
2. 이 안에서 200년이란 세월이 흐르면 자연상태로 돌아간다.
3. 그 안의 모든 방사능이 사라진다. 
 

☆나를 사로잡은 문구 해석하기

1. 200년이면 방사능이 사라진다고? 너무 길긴 한데...
2. 그래도 자연상태로 돌아간다면 좋은 것 아냐?
3. 그렇다면, 이곳은 치유하는 곳이네.
4. 치유하는 곳은 병원이고
5. 이것들을 콘크리트 사각박스에 넣어 보관하니까
6. 네모난 병원이고
7. 이곳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를 위한 곳이니까
8. 우리 모두를 위한 네모난 병원이네  

♥오늘의 이기는 카피

우리 모두를 위한 네모난 병원
원전수거물관리센터
 
원전수거물관리센터는 보관하는 곳이 아니라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곳입니다.
 

부정적 인식을 긍정적 시각으로 치환한 원전수거물관리센터

♠원전수거물관리센터 풀 카피

네모 안에 들어가면
네모 안에 들어가면

우리를 위해 수고한
중 저준위 수거물들이

건강하게 자연으로 돌아간대요
깨끗하게 다 나아서 돌아간대요

원전수거물관리센터는
보관하는 곳이 아니라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곳입니다

우리 모두를 위한 네모난 병원
원전수거물관리센터
 

★브랜드를 위한 카피 공부방 꿀팁

좋은 소재를 해석하려면 생각의 힘을 키워야 한다. 생각의 힘을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독서이다. 독서는 생각의 근육을 키워준다. 특히, 자기 개발서를 추천한다. 자기 개발서는 힘들었던 인생을 성공한 인생으로 바꾸는 경험들이 많다. 이 책들에 나온 이야기를 지금 맡고 있는 브랜드이든 나의 작은 브랜드이든 대입시켜 보면 해결책이 나올 때가 있을 것이다.
 

※반드시 해서는 안 되는 접근법

1. 부탁형은 절대 안 된다.
- 대한민국은 멈춰서는 안 됩니다.라는 부탁형 카피는 피해야 한다. 원전이 멈춰서는 안 된다는 것을 대한민국으로 치환했는데 부탁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2. 애국심에 호소해서도 안된다
- 이런 류에서 흔히 대한민국에게 힘을 주십시오. 같은 카피를 쓰는데 앞의 이유와 마찬가지로 애국심이 아닌 국민의 동의가 필요한 문제이기에 피해야 한다. 
 
 
그 당시를 설명한 글을 읽어보면, 위의 이야기가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이 되신다면 읽길 권한다.
 

원전수거물관리센터 아역배우 모습

매체비 200억 넘는 초대형 경쟁 PT가 시장에 나오다

2004년 겨울이었다. kt 광고를 담당하고 있을 때였다. kt는 그 당시 1년 광고비가 1,000억이 넘는 초대형 광고주였다. 우리 팀은 kt의 기업 PR을 맡고 있었다. kt 기업 PR도 일 년에 한 번 경쟁을 통해 선정되었다. 우리 팀은 3년 넘게 비딩에서 수성을 하고 있었다. 워낙 대형 광고주라 그 당시 일주일에 3일은 집에 가지 못한 기억이 난다. 그것만 하는 것이 아니었다. 지속적인 경쟁 PT를 했다. 승률이 거의 80%를 하고 있었다. 경동나비엔 광고를 PT를 통해 수주한 후의 일이다. 본부장님과 함께 술자리를 가졌다. 그 자리에서 본부장님은 200억이 넘는 경쟁 PT가 있다는 것이다. 워낙 큰 건이라 다들 부담을 느낀다는 것이었다. 나는 술기운도 있고,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한창 고생하시던 때라 돕고 싶은 생각에 저희가 한 번 해보죠라고 말하고 말았다. 본부장님은 화색이 도셨다.   
 

광고로 방폐장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해결하라

2003년 방사능폐기장 건설에 반대하는 부안군민의 시위 모습

2003년, 부안군수는 군민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방사능폐기장 설립신청을 하게 된다. 이에 성난 군민들은 들불처럼 일어섰다. 노무현 정부 입장에서는 다급한 불일 수밖에 없었다. 먼저 방사능폐기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부터 개선시킬 필요가 있었다. 방사능폐기장을 원전수거물관리센터라는 이름으로 바뀌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에 대한 홍보를 대대적으로 시행한다. 그렇게 원전수거물관리센터의 경쟁 PT가 시작되었다. 오리엔테이션은 현재 현대차가 부지를 매입한 삼성역 한전부지에서였다. PT 비용은 거의 250억 원 가까이 되었다. 중점과제는 원전수거물관리센터에 들어갈 중 저준위(원자력발전소에 종사하는 직원들이 쓰는 장갑, 옷, 도구 등) 수거물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 해소였다. PT 날짜는 2주 후였다.

 

원전수거물 관리센터는 보관하는 곳이 아니라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곳 

원전수거물관리센터에 들어가는 중저준위 수거물

원전수거물관리센터에 대한 500페이지짜리 책을 받고 빠르게 읽기 시작했다. 거기서 유독 눈에 뜨는 페이지가 있었다. 중 저준위 수거물을 드럼통에 넣어 네모박스처럼 콘크리트로 감싼다는 것이었다. 그리로 200년이 지나면 거기에 있는 방사능들이 다 사라진다는 것이었다. 유레카~! 이거다. 여기는 보관하는 장소가 아니다. 자연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치유하는 곳이다라고 콘셉트를 잡았다. 콘셉트가 나오자 한 줄로 카피가 써지기 시작했다. 

 

우리 모두를 위한 네모난 병원, 원전수거물관리센터

원전수거물관리센터의 슬로건, 우리 모두를 위한 네모난 병원

 
 

새벽 1시, 텅 빈 사무실에서 한 번에 카피를 쓰고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아침, 본부장님에게 보여주자 한 방에 통과되었다. 카피가 쓰이자 그림은 너무 쉽게 나오게 되었다. 안전을 말할 때, 모델은 아이들이 좋다. 왜? 아이들은 안전하다는 이미지를 주며, 더불어 미래 세대인 아이들을 안전하게 보호해 줘야 하기 때문이다. PT가 진행되었고, 전혀 다른 콘셉트로 접근한 우리 회사가 200억이 넘는 금액을 수주하게 되었다.

 

잘 된 카피는 새로운 해석을 한다 

잘 된 카피들은 어려운 문제를 쉽게 해석해 소비자들에게 전한다. 방사능을 관리하는 센터는 걱정부터 앞선다. 그러나 그것을 새롭게 해석하여 우리 모두를 위한 네모난 병원으로 치환시켰을 때, 왜, 광고에서 카피가 제품과 기업의 이미지를 바꾸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해석의 능력은 생각의 힘에서 나온다. 좋은 카피를 쓰려면 팔리는 카피를 쓰려면 생각하는 힘부터 길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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